오라, 거짓 사랑아 - 민음의 시
문정희
삶의 모순과 존재의 아픔으로 엮어낸 시린 사랑 노래 문정희의 시편들 속으로 들어가다 보면, 아직 젊은 나도 얼른 나이 들고 싶다. "출렁이는 자유와 소금처럼 짭짤한 외로움"으로 식탁을 차리고, 도대체 천 년이란 세월이 넓이인지, 깊이인지 물끄러미 바라보고 싶다. 대관절 그 시공간 안에 무엇이 들어 있어, 너와 나를, 그리고 이 삶인 것들을 고통의 미로 속을 헤매게 하는 것인지, 헤아려 보고 싶은 것이다. 한 걸음 늦게 가는 여자가 두 걸음 앞서가는 시인으로 환생하는 이 놀라운 "장면 전환"이라니. 그토록 오랜 상처를, 우리 주위에 늘 자욱한 도처의 상처를, 그토록 가벼운 프로필로 포착해 내는 시인의 "가을"이, 시인의 "몸"이 시리도록 눈부시다. 눈이 부셔 슬프고, 슬퍼서 종내는,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들어간 빙초산만큼 자극적이다. 삶인 것들에서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. 그리하여 문정희의 시들은 내 속에, 우리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, 그러나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 "몸의 음악"이다.
년:
2012
출판사:
민음사
언어:
korean
ISBN 10:
8937457873
ISBN 13:
9788937457876
파일:
EPUB, 9.54 MB
IPFS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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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orean, 2012